코스모스 편지
바람, 구름 그리고
해 그림자도 아무 기척 없이 떠나는
아픔 많은 세상
계절은 아픈 것들에게 위로 하고
어디론가 흘러서 가면
한적한 산모퉁이 억새가
하얀 갈기를 날리며
지난 세월의 조각들을 흩트리는
가을에는 위로해야 할 것들이 더 많다
벚나무에서 좀 일찍 집나온
가랑잎들이
평생 꿈을 뒤로 한 채
방랑의 길 위에서
멈칫대다 떠나는 석양 무렵
길 가상 코스모스
그리움 깊은 마음 담아
잊을 것 잊고
평안한 마음으로 잘 가라고
고운 손으로 쓴 편지를
노을 빛 타는 하늘에 부친다
(박형규 전 남원부시장·시인)
사진-박형규 전 남원부시장, 주산 출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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