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2
팔순이 넘자 어머니는
주위의 애절한 만류도 뿌리치고
그리운 어린 시절로
시간여행을 떠나셨다
그리움이 사무쳤을까
이승에서 겪은 번뇌를 지우고 싶어서였을까
땡볕에서 진종일 품팔이 하다가도
생솔가지 매운 부뚜막에서 꽁보리밥 익히다가도
아파 누워있는 동생 곁을 밤새 지키면서
호롱불에 해진 옷과 양말을 기울 때도
늘 나무관세음보살을 찾던 어머니
이제 주문이 필요 없는지
해맑게 웃기만 하는 관음보살이 되었다
관음보살을 바라보는 신도의 눈이 젖어 있다
(기세원 부안농협 백산지점장·시인)
시인 기세원, 석정 바로 알기(2018.3.17 석정문학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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