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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최기종이 함께하는 동인시집 '포엠만경' 7호 발간

기사승인 2019.01.24  21: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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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시집 '포엠만경' 7호 발간 특집
‘두 눈으로 보는 세상이 아름다워'

시창작 동인회(최기종, 강상기, 박윤기, 장재훈, 호병탁, 박환용, 김광원, 정재영, 박백남 이상 9인) 포엠만경에서 <포엠만경> 7호를 발간했다.

이번 <포엠만경> 7호는 특집으로 <두 눈으로 보는 세상이 아름다워> 라는 타이틀로 양성평등을 공통주제시 9편을 수록했다.

아울러 9인 동인들의 신작시로 촛불정신을 노래하고 평화통일을 꿈꾸며 현대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시민들의 아픔과 치유, 그리고 일상의 삶을 리얼리티하게 담아냈다.

강상기 시인은 특집에서 암나사와 수나사가 만나 서로 엉기고 조이고 받아들여 기쁨을 풀어내는 어울림의 순간에 대해 노래했고 박윤기 시인은 꽃다운 나이에 스스로 목슴을 끊어야 했던 장자연의 한풀이를 거친 시어로 담아냈으며 김광원 시인은 미투의 시대를 조망하며 문명의 새아침을 기대했고 최기종 시인은 시인을 남편으로 둔 아내가 처한 가사노동의 풍경을 위트 넘치게 작품으로 형상화해냈다.

그리고 신작시에서 박백남 시인은 요한계시록 연작시를 통하여 자본주의 세태를 풍자했으며 박환용 시인은 짧고 단단한 문체로 구구절절한 구절초 사연을 노래했으며 장재훈 시인은 지난 날 도서출판 시절의 추억을 꿈꾸듯이 영화처럼 보여주었으며 정재영 시인은 인생살이의 무게와 대자연의 은혜를 선의 세계를 그리듯이 표현했으며 호병탁 시인은 원시적 신앙의 열정으로 시선으로 기울어진 숲의 나무들을 인생으로 유추하면서 삶의 긴장을 노래했다.

강상기 회장은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은 많은 차별을 받아왔으나 지금은 여성의 사회적 참여와 지위 향상이 눈에 띄게 나아졌다”면서도 “그러나 우리 사회는 개인의 무제한적인 욕망을 추구하는 불평등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인격 또한 자본에 의해서 값이 매겨지는 불평등한 조건 속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 회장은 “진정한 양성평등을 이루려면 이러한 관계와 조건이 제거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인간의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그 운동 역량이 모아져야 한다”면서 “마침내 이 운동은 남과 북이 공평과 평등으로 하나 되는 첩경임을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 펴내는 말(강상기 회장)

요즈음 남성들은 여성들에게 예의를 갖추지 않으면 큰 망신을 당한다. 사회 곳곳에서 여성들의 활약이 눈부시게 빛나면서 남성들은 상대적으로 많이 위축되었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은 많은 차별을 받아왔으나 지금은 여성의 사회적 참여와 지위향상이 눈에 띄게 나아졌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개인의 무제한적인 욕망을 추구하는 불평등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인격 또한 자본에 의해서 값이 매겨지는 불평등한 조건 속에 놓여있다. 진정한 양성평등을 이루려면 이러한 관계와 조건이 제거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인간의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그 운동역량이 모아져야 한다. 마침내 이 운동은 남과 북이 공평과 평등으로 하나 되는 첩경임을 알아야 한다.

▶ 신작시 목록

△강상기
외줄타기/ 조국의 얼굴/ 금이 간 접시/ 두 과수원/ 불편한 산행

△김광원
변산바람꽃/ 흑백알락나비의 죽음/ 천장사 앞에서/ 한바탕 축제/ 백두산 찬가

△박백남
요한계시록 22장/ 요한계시록 4장/ 요한계시록 13장/ 요한계시록 12장/ 요한계시록 15장

△박윤기
마침표/ 겨울 점묘화/ 부끄러운 시/ 피문어/ 월인천강지곡

△박환용
해당화/ 봄날도 간다/ 그림 / 생사취몽 연습 하나 / 생사취몽 연습 둘

△장재훈
하관․2/ 나무는 죄가 없다/ 봉동 생강/ 태양은 가득히/ 최규주

△정재영
탁란/ 들꽃염곡(艶曲) / 베를린 장벽을 꿈꾸는 밤/ 금강산 고양이가 운다/ 숲은 인자하다/ 서릿가을

△최기종
고향집에서/ 목화밭에서/ 잠마리/ 늦게 피는 꽃/ 밥상을 차리면서

△호병탁
발 편한 신발/ 먹어대니 배 아프다/ 동안(童顔)/ 단풍/ 길 안내

 

▶ 주제시(양성평등)

담은 담을 낳고
-정재영

꽃은 열매를
낳고
열매는 씨앗을
낳고
씨앗은
다시
꽃을 낳는다

꽃에서 꽃으로
가는 길에
담은 없다.

담은 또 다른
담을 낳을 뿐
남북의 담
남남의 담
남녀의 담

녀녀의 담은
모든 것을
경계의 그늘 속
또다른
담을 낳을 뿐
꽃이 될 수 없다.

 

어울림
-강상기

암나사는 수나사를 만나야
수나사는 암나사를 만나야
비로소 나사는 나사가 된다

암나사는 수나사를 위하여
수나사는 암나사를 위하여

서로 엉기고 조이고 받아들여
기쁨을 풀어내는
어울림의 그 가지런함이여

 

유리꽃 장자연
-박윤기

어머니 기일에도
광란의 파티에 불려가
밤을 통치하는
언론사 사주에게 능욕당한

노라는
치욕의 밤을
일기장에 새긴 분노로
인형의 집 유리벽을 깨고

검은 하늘로 갔다

부서져 쏟아지는
유리꽃들,
일기 속의 글씨 한 자 한 자가
표창으로 솟구쳐

위협으로 은폐하려던
파렴치한을 난도질할 듯
가슴에 내리 꽂힌다.

꽃무릇 올라오네요

 

처처불상 사사불공
-김광원

사과 씨는 아무리 가꿔도 복숭아 안 나와요.

복숭아 씨는 아무리 잘 가꿔도 사과꽃 안 피어요.

내가 당신을 아무리 사랑해도

당신이 아무리 날 좋아해 못 견뎌도

당신은 당신, 나는 나일 뿐이지요.

서로 달라 귀한 것이고 그렇게 만나 사는 거지요.

뭔가 달라서 끌리는 것 아닌가요.

출산율이 가장 떨어지는 나라

그래도 꿈쩍도 않고 하품만 하고

제대로 원인 처방을 하지 않는 나라

시나브로 시들어가는 한반도 땅에서

아니, 인류문명의 긴 역사 속에서

#미투는 똑, 똑, 똑 문명의 새아침을 열고 있지요.

홍수로 길게 쓰러진 풀들도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일어나지요.

서로의 빈자리에 마음꽃씨 뿌려 보아요.

모두가 귀하고 하나하나 얼싸안는 누리,

나는 당신이 될 수 없고

당신은 내가 될 수 없고

그래서 극락세상, 어깨를 걸고 함께 가지요.

모두 어울려 향기로운 숲속 주인이 되지요.

텅 빈 가을하늘 아래

꽃구름이 뭉게뭉게 흘러 다니는 날,

우린 서로 달라서 그리움을 익히지요.

한 뿌리 타고 붉은 꽃무릇 하나 올라오네요.

 

시인주의
-최기종

아내가 요리할 때

시인은 신문 보고

아내가 빨래하고 청소할 때

시인은 시 쓰고 노래하고

살림살이 같은 건

시인에겐 없다 나중이다

 

시인이야 상관없는 거다

시인이야 시만 쓰면 되는 거다

이렇게 헛기침 하면서

소셋물 받아내고 밥상도 받아내고

어쩌다 옷가지 널부러져 있어도

이런 건 시인이 아니 하는 거라고

 

그런데 말이다.

신문 보고 TV 보는 것도

노래하고 노는 것도 시이지만

시가 되어서 설거지 하고

시가 되어서 빨래도 하고 쓰레기도 버리고

손발에 못이 백혀야 비로소 시가 나온다

 

세상에 시 아닌 것이 없다

시가 남아돌아서

마늘도 까고 콩나물도 다듬고

이불도 널고 문짝도 고치고

이러면 시가 되는 거다

이러면 시가 탄탄해지는 거다

 

아내가 요리할 때

시인은 TV를 보고

아내가 빨래하고 청소할 때

시인은 시 쓰고 노래하고

살림살이 같은 건

시인에게 있다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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