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동양극장 부근에 살았던 나는 변산해수욕장 구경을 가게 됐다.
동네 형들이 해수욕장 가는데 막내로 끼어서 가게 되었는데 새벽 3시에 모여 가는 것이다. 해가 뜨지 않아 캄캄했지만 아무런 준비도 없이 동네 큰형이 가자고 해서 무작정 갔다.
검정 고무신은 자갈길에 수시로 벗겨지고 물집이 잡혔지만 신나고 재미있는 여행이었다. 비득치라는 곳에 오니 바다가 보이는 환한 세상이 되었다.
정작 해수욕장에 도착했을 때는 점심때가 되었으나 우리들은 밥, 과자, 음료수 사 먹을 돈은 전혀 없었으며 생각도 안 했다.
바닷물에 빠져 재미있게 놀다가 형들이 집에 가자고 해서 그대로 출발해서 집에 도착했을 때는 저녁식사 시간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대장 형은 어차피 늦었으니 놀다가 들어가자고 했다.
성당 앞 기와집 모정에 있었던 우리들은 배고파 포도 서리를 시작했다. 엄청나게 많은 포도를 가져왔지만 먹을 수 없었다. 아직 익지 않아 신맛이 강했다.
지금도 그곳을 지나갈 때면 삼태기 아저씨한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여기까지가 변산해수욕장에 대한 추억이다.
지난 8월 2일부터 4일까지 2024 변산비치파티 행사가 있었다.
연예인이 공연한 그날에는 관광객이 다소 있었지만, 평일 SNS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아직 휴가 시즌이 시작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람이 없었다.
정치인 P 씨는 장마 기간이 끝나면 관광객이 올 것이라는 한가한 이야기를 했지만, 현지에서 장사하는 자영업자들은 1년 장사 손해가 막심한 상황이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변산해수욕장 자영업자 B 씨는 "한 겨울에도 이보다 사람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부안읍 K 씨는 "변산비치파티 예산을 부안군민 가족 캠프 초대권 지급해 해수욕장 상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면 좋았을 것이다"라며 아쉬워했다.
변산비치파티 예산에 대해 부안읍 L 씨는 "내가 행사를 주관한다면 1억이면 재미있는 축제를 마련하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결론적으로 부안군 담당 부서에서는 지역축제 전문가 의견을 귀담아들어야 했다. 적은 예산으로 관광객을 대거 유인할 수 정책이 있다면 외부업체에 맡길 필요가 없다.
내년 마실축제, 읍면축제, 변산비치파티는 부안 지역축제전문가에 맡기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한편, 15일부터 17일까지는 변산비치 시네마(영화 상영) 개최될 예정이다.
조봉오 기자 ibuan114@naver.com